소통은 일방적일 수 없다. 상대방이 의사소통에 불만을 느낀다면, 다른 한쪽의 노력에 상관없이 그 소통은 문제가 된다. 소통 자체가 상호성을 전제로 하므로, 당사자 모두가 만족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소통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이번 정책토론회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는 ‘소통’이었다. 플로어의 학우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왜 정책자료집에 언급된 단체들(지음, 생활협동조합 학생위원회, 단과대 학생회 등)과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공약에 단체와 관련된 정책을 넣었는지' 였다. 따뜻한 연세를 만들기 위해 <다-함께> 선본은 많은 노력을 했을 것이다. <다-함께>는 직접 다양한 소수자 단체와 학내에서 소외된 당사자들을 찾아가 소통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런 노력과 비교할 때 공약에 내세운 다른 단체들과의 소통을 소홀히 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선본 내부에서 많은 논의를 했을 텐데 대상 단체와의 사전 논의나 허락 없이, 모든 학우에게 배포되는 정책자료집에 그 단체의 이름을 올렸다는 것은 그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이는 선본의 공약을 접하는 다른 학우들을 기만하는 것이기도 하다.
<다-함께>는 또한 대선후보, 인천시(국제캠퍼스 셔틀버스 관련 공약) 등 공약 실현을 위해 협력이 필요한 단체들과 사전에 공약에 관해 이야기하고 협상한 바 있는지 묻는 말에 아직 당선되지 않은 선본의 신분이었기 때문에 선거의 중립성을 위해 미리 연락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물론 선본은 아직 연세대학교를 대표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아니며, 중립성을 위해 특정 선본에 유리하도록 사전 논의를 이끌어 가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것이 곧 공약을 실현하기 위해 필요한 단체들과 충분히 합의하지 않고 공약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는 못한다. 미리 논의하는 것이 꺼려졌다면 그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과 합의가 성립할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 등의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했어야 했다. 그러한 준비 없이 선본이라는 이유로 미리 합의하지 않은 것은 일종의 책임 회피이다.
소통은 상대적이다. 선본이 많은 노력을 했겠지만, 불만과 불편함의 목소리가 나왔다는 것은 <다-함께>의 소통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는 의미이다. 완벽한 소통은 있을 수 없다, 다만 조금 더 귀 기울이고 발전하는 소통이 있을 뿐이다. 이번 정책토론회가 <다-함께>가 학우와 학내외 단체들과의 소통에 대해 조금 더 고민할 기회가 되길 바란다.
언론출판협의회 의장 정다솜
sommy322od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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